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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 현재의 아우슈비츠 박물관. 거대한 유리 진열장 너머에는 그들이 밟아야 했던 진흙의 흔적과 비명처럼 깊게 패인 상처, 그리고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누군가의 영혼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다. 시공간을 훌쩍 건너뛴 풍경은 우리에게 이 압도적인 죽음에 대해 묻는다.남편 '루돌프'는 조직에서 신망받는 장교이자 다정한 가장이고, 그의 아내 ‘헤트비히’는 담장 곁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을 가꾸며 완벽한 평온함을 느낀다. 햇살이 쏟아지는 수영장 주변을 뛰노는 아이들과 매끄러운 허리를 자랑하는 개들까지. 스크린을 채우는 풍경만 떼어놓고 본다면, 감히 누가 이 가족을 단란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하지만 영화는 이 기괴할 정도로 완벽한 시각적 낙원 위로, 끔찍한 청각적 지옥을 무심하게 덧칠한다. 흐드러진 장미꽃 위로는 밤.. 더보기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 세상의 끝을 향해 치닫던 '벡스힐' 난민 수용소. 잿빛 포탄이 비처럼 쏟아지는 지옥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가장 압도적이고도 거룩한 슬로우 시퀀스와 마주하게 된다. '테오'와 '키'가 마침내 도래한 '인류의 아이'를 품에 안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는 숭고한 하강의 시간이었다.18년이라는 길고 어두운 절망의 터널을 단숨에 베어버린 것은, 갓 태어난 생명의 청량한 울음소리였다. 포연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의 윤슬 같은 얼굴을 목도한 순간, 광기에 사로잡혀 있던 군인들과 난민들의 텅 빈 눈동자에는 일순간 경외가 스친다. 그것은 멸망의 벼랑 끝에서 비로소 '새로운 세계'라는 기적과 정면으로 맞닥뜨린, 인간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고도 눈부신 표정이었다.주인공 ‘테오’는 아들을 잃은 깊은 상실감에 갇혀, 철저한.. 더보기
그날의 여름 조용히 닫힌 문틈 사이스쳐 지나간 바람의 조각들우리가 마주했던 그 순간들이아직도 나의 심장을 흔들어발걸음을 멈추고서뒤돌아본 계절은 흐릿해지고너의 뒷모습에 머물던 시선이나를 어디로 데려갔는지 몰라그날의 여름은 꿈처럼 남아멈춰진 시간 속 우릴 가둬너와 내가 남긴 모든 기억들이바람에 흩어져 흘러가잡을 수도 없는 먼 빛처럼손끝에서 자꾸 흩어지지만그 여름은 내 안에서아직도 끝나지 않아따스했던 오후의 햇살 아래우리가 주고받던 미소의 온기다시 돌아갈 수 없는 자리에서나는 홀로 그 장면을 그려봐어딘가 잊혀진 노랫말처럼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아언젠가 말하려던 진심은시간 속에 묻혀 닿지 못했지그날의 여름은 꿈처럼 남아멈춰진 시간 속 우릴 가둬너와 내가 남긴 모든 기억들이바람에 흩어져 흘러가잡을 수도 없는 먼 빛처럼손끝에.. 더보기
오월의 연가 꽃잎이 지던 그날의 광주,어둠이 깔린 거리엔 슬픔이 물들고네 손을 처음 잡았던 순간,세상이 멈춘 듯 우리의 봄이 피었지오월의 하늘 아래,우리가 맹세했던 꿈들이 있어바람에 실려 사라질지라도,너와 나의 사랑은 영원할 거야평화병원의 창가에 앉아,너는 나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지의사가 아닌 내가 두려웠던 날들,그래도 너는 내게 믿음이 되었어오월의 하늘 아래,우리가 간직했던 그 약속 있어총성 속에 스러질지라도,너와 나의 사랑은 잊혀지지 않아우리의 눈물을 알고 있을까멈출 수 없는 역사의 흐름 속,너와 나의 이름이 남길 바래오월의 하늘 아래,피어나던 사랑의 노래가 있어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을,그날의 우리는 기억 속에 살아꽃잎이 진 봄날,너와 내가 함께한 그 오월을 노래해역사가 아프게 덮은 날들 속에서도,우리는 .. 더보기
별빛 이 밤은 조용히 속삭이고 있어저 멀리 별들이 너의 이름을 불러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했던그날의 기억들이 내게 돌아와우리가 웃고 울던 그 밤,그 사랑은 모든 걸 가졌던 순간너의 미소에 세상이 멈춘 것 같았지지금도 난 그곳에 멈춰 서 있어아직도 가끔 너를 떠올리곤 해바람결에 스치는 익숙한 그 향기우리가 지나온 시간들은 어디쯤에멈춰 있는지 몰라 가끔은 두려워우리가 안고 나눴던 꿈들,그 사랑은 나를 존재하게 했던너의 손길에 내 맘이 숨을 쉬었지지금도 난 너를 그리며 살아세월에 녹아 잊혀진다 해도그 순간만큼은 영원할 거야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처럼우리의 이야긴 잊히지 않을 거야우리가 웃고 울던 그 밤,그 사랑은 모든 걸 가졌던 순간너의 미소에 세상이 멈춘 것 같았지지금도 난 그곳에 멈춰 서 있어이 밤 별빛 아래, .. 더보기
바라 보다 무작정 계단을 올랐지만 발끝만 보고 있을 뿐 17년의 시간 동안 많이도 불러보고 많이도 적어봤던 너의 이름 옆에 나란히 써져 있는 누군가의 이름을 그리도 낯설게 한참을 바라보았지만 비 내리던 8월의 마지막 날  웃음 뒤 돌아선 슬픔은 흐르고 몇 번이고 뒤척이던 날 무심코 누르다만 전화기에 그리움을 말하던 그 밤이 왜 오늘 나도 몰래 떠올랐을까 그대로였지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을 하려 했던 그날처럼 그리도 새하얗던 드레스에 빛나던 너의 얼굴을 보일 듯 말 듯 아련해지도록 그저 바라보다가 그렇게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오다가 뒤돌아 보았을 땐 넌 웃고 있었어, 난 울고 있어서 그저 보일 듯 말 듯 한 그 거리에서 내 눈이 아련해지도록 그저 바라보다가 더보기
더딘 시간 부딪히듯 나는 너에게 짙어진 바람이 불고 혹 지쳐버린 내 가슴을 지금 깊이 써 내려간다면   뒤돌아 앉은 널 보던 눈은 꽤 많은 시간 흘러온 그 곳 늘 잊혀지지 않게 한 마디 그 손짓을 새긴 더딘 시간은   다다른 뒤 다시 고갤 돌리면 따라오던 숨은 말없이 떠나고 이름조차도 혹 사라져 기억도 없지만 시간에 두고 갔다 말해도   오후에 빛난 긴 거리만큼 그 속삭이던 한 마디는 또 잊혀지지 않게 내 두 손에 깊게 흐르던 그리운 너를 더보기
기억 고마웠던 순간 차가웠던 느낌 기억나질 않지만 한참 동안 너를 바라보기엔 아직 서글픈 웃음만   솔직한 말 너에게 건넬 수 있을까 설레던  내 입술도 그저 웃음지며 끝내하지 못한 말 또 가슴에 묻지만   다시 만난 오늘 마주 앉은 우리 멈춰버린 내 숨은 불어내면 홀로 떠나갈까봐 아직 떨리는 웃음만   조금씩 넌 나에게 멀어져 가는 걸 꺼내려던 내 두 손도 그저 돌아선 채 끝내 내 밀지 못한  또 기억에 묻지만   설레이던 순간 아파했던 시간 말도 없이 울지만 가끔씩은 홀로 사랑할까 봐 아직 서글픈 웃음만   그저 기억에 묻지만 아직 기억에 묻지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