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계단을 올랐지만 발끝만 보고 있을 뿐
17년의 시간 동안 많이도 불러보고 많이도 적어봤던
너의 이름 옆에 나란히 써져 있는 누군가의 이름을
그리도 낯설게 한참을 바라보았지만
비 내리던 8월의 마지막 날
웃음 뒤 돌아선 슬픔은 흐르고
몇 번이고 뒤척이던 날
무심코 누르다만 전화기에 그리움을 말하던 그 밤이
왜 오늘 나도 몰래 떠올랐을까
그대로였지 차마 꺼내지 못한 말을 하려 했던 그날처럼
그리도 새하얗던 드레스에 빛나던 너의 얼굴을
보일 듯 말 듯 아련해지도록 그저 바라보다가
그렇게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오다가
뒤돌아 보았을 땐 넌 웃고 있었어, 난 울고 있어서
그저 보일 듯 말 듯 한 그 거리에서
내 눈이 아련해지도록 그저 바라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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